집을 구할 때 받아드는 선택지는 보통 이런 모양입니다.
- 전세 5억
- 보증금 1억 + 월세 120만원
- 매매 8억
셋은 단위가 다릅니다. 하나는 목돈, 하나는 매달 나가는 돈, 하나는 자산 구입입니다. 단위가 다르면 비교가 안 됩니다. 그래서 대부분 "느낌"으로 고르시는데, 숫자로 맞춰 놓고 보면 생각과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단위로 바꾸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1단계 — 전세와 월세를 같은 단위로
전세보증금과 월세를 서로 바꿀 때 쓰는 비율을 전월세 전환율이라고 합니다.
월세 = (전세보증금 − 월세보증금) × 전환율 ÷ 12
예를 들어 전환율이 5%라고 하면,
- 전세 5억 → 보증금 1억으로 낮추면 차액 4억
- 4억 × 5% = 연 2,000만원
- ÷ 12 = 월 약 167만원
즉 전환율 5% 기준으로는 "전세 5억"과 "보증금 1억 + 월세 167만원"이 같은 조건입니다. 앞의 예에서 월세가 120만원이었다면, 월세 쪽이 조건이 더 좋습니다.
법정 상한과 실제 시장 전환율은 다릅니다
여기서 많이 헷갈리시는 부분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는 기존 계약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되는 상한이 있습니다. 이 상한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법으로 정한 이율을 더해 정해지므로, 기준금리가 바뀌면 함께 움직입니다.
주의할 점은 이 상한이 적용되는 범위입니다.
| 상황 | 법정 상한 적용 |
|---|---|
| 기존 전세 계약을 월세로 바꿀 때 | 적용됨 |
| 처음부터 월세로 새 계약을 맺을 때 | 적용 안 됨 (시장 가격) |
그래서 새로 방을 구할 때 만나는 전환율은 법정 상한보다 높은 경우가 흔합니다. 비교할 때는 법정 상한이 아니라 그 동네에서 실제로 통용되는 비율을 써야 현실에 맞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규제·정책 현황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2단계 — 전세의 진짜 비용 계산하기
전세는 매달 나가는 돈이 없어서 "공짜"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두 가지 비용이 숨어 있습니다.
① 기회비용. 5억을 전세보증금으로 묶어두면, 그 돈으로 얻을 수 있었던 이자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예금 금리가 3%라면 연 1,500만원, 월 125만원입니다.
② 전세대출 이자. 보증금 전부가 내 돈이 아니라면, 빌린 부분에 대한 이자가 실제로 나갑니다.
이 둘을 합치면 전세도 매달 나가는 돈이 있는 셈입니다. 아까 예시를 다시 보면 이렇게 됩니다.
| 매달 실질 부담 | |
|---|---|
| 전세 5억 (전액 자기자금, 예금금리 3% 가정) | 약 125만원 |
| 보증금 1억 + 월세 120만원 | 120만원 + 1억의 기회비용 약 25만원 = 약 145만원 |
전환율만 봤을 때와 결론이 달라졌습니다. 내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에 따라 유불리가 뒤집히기 때문입니다.
3단계 — 매매와 비교하기
매매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 매달 나가는 돈에 더해 자산 가치의 변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매달 나가는 돈은 이렇게 잡습니다.
-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 (이자 부분이 순수 비용, 원금은 저축에 가깝습니다)
- 재산세·관리비 차액
- 자기자금의 기회비용
여기에 취득세와 중개보수 같은 일회성 비용을 보유 예상 기간으로 나눠 더하면 월 단위 비교가 가능해집니다. 8억 집을 사면서 취득세와 부대비용으로 2,000만원이 들고 5년 살 계획이라면, 월 약 33만원이 추가되는 셈입니다.
홈맵의 전세 → 매매 계산기에 지금 조건을 넣으면 이 계산을 자동으로 해드립니다.
숫자로 안 잡히는 것들
계산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이걸 보셔야 합니다.
전세는 목돈이 묶이지만 주거비가 예측 가능합니다. 대신 2년마다 재계약 협상을 해야 하고, 보증금을 못 돌려받을 위험이 있습니다. 이 위험은 깡통전세 피하는 법에서 다뤘습니다.
월세는 목돈이 덜 들어 다른 곳에 자금을 쓸 수 있고, 이사가 자유롭습니다. 대신 매달 나가는 돈이 그대로 소비입니다.
매매는 원금 상환분이 자산으로 남고 이사 압박이 없습니다. 대신 가격이 내려갈 위험을 본인이 지고, 팔고 싶을 때 바로 못 팔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해보실 순서
- 후보 세 개의 조건을 그대로 적기
- 그 동네 실제 전환율로 전세와 월세를 같은 단위로 맞추기
- 각각에 자기자금의 기회비용을 더하기
- 매매는 일회성 비용을 예상 거주 기간으로 나눠 더하기
- 월 단위 숫자가 비슷하면 → 위에 적은 비계량 요소로 판단
마지막으로
이 계산의 목적은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선택지를 같은 자로 재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 몇십만 원 유리한지 알고 고르는 것과, 모르고 고르는 것은 다릅니다.
여기 쓴 금리와 전환율은 예시입니다. 본인 조건의 실제 숫자를 넣어 계산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