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만기 서너 달 전, 집주인에게서 "보증금을 올려야겠다"는 연락을 받으면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이사를 갈지, 올려주고 남을지 고민하기 전에 먼저 확인할 게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는 상황인가입니다.
이 권리를 알고 협상하는 것과 모르고 협상하는 것은 결과가 완전히 다릅니다.
무엇을 할 수 있는 권리인가
세입자가 한 번 요구하면 2년 더 살 수 있고, 그때 임대료는 5%를 넘겨 올릴 수 없는 권리입니다.
| 항목 | 내용 |
|---|---|
| 횟수 | 계약당 1회 |
| 연장 기간 | 2년 |
| 임대료 인상 상한 | 5% 이내 (지자체 조례로 더 낮출 수 있음) |
처음 2년 + 갱신 2년 = 총 4년을 보장받는 구조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언제까지 말해야 하나 — 기한이 핵심입니다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 사이에 요구해야 합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권리가 사라집니다. 만기 한 달 남기고 요구하면 늦습니다. 반대로 1년 전에 미리 말해두는 것도 기간 밖이라 효력이 없습니다.
증거를 남기세요. 전화로만 이야기하면 나중에 "들은 적 없다"는 분쟁이 생깁니다.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날짜와 내용이 확인되게 보내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금액이 크거나 이미 분위기가 좋지 않다면 내용증명이 확실합니다.
5% 인상은 얼마인가
보증금 4억이라면 최대 2,000만원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월세라면 월세액 기준으로 5%입니다.
보증금과 월세를 섞어 조정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전월세 전환율로 환산해 전체 인상폭이 5%를 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환산 방법은 전세·월세·매매 비교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5%는 상한이지 정해진 금액이 아닙니다. 시세가 오르지 않았다면 동결하거나 더 적게 올리는 협의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주변 시세를 확인하고 들어가시면 협상이 훨씬 수월합니다. 지역별 시세에서 최근 실거래를 확인해 보세요.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
무조건 되는 권리는 아닙니다. 법에 정해진 거절 사유가 있고, 실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집주인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의 실거주입니다.
그 밖에도 이런 경우 거절될 수 있습니다.
- 세입자가 2기분 이상 임대료를 밀린 경우
- 세입자가 집을 고의로 크게 훼손한 경우
- 재건축·철거 등으로 계속 임대가 어려운 경우
- 집주인이 합의금 등을 지급하고 세입자가 동의한 경우
실거주 거절 뒤에 남이 들어왔다면
여기가 중요합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해 놓고 실제로는 다른 사람에게 세를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법은 거절 후 일정 기간 동안 제3자에게 임대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확인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사 나간 뒤 그 집의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열람해 새 임대차 계약이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등기부에서 소유자 변동이 없는데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왔다면 정황이 됩니다.
갱신인가, 새 계약인가
혼동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갱신은 세입자가 언제든 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고, 통보 후 3개월이 지나면 효력이 생깁니다. 2년을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양쪽이 새로 합의해 맺은 계약은 일반 계약이라 중도 해지가 자유롭지 않고, 갱신청구권은 그대로 남아 다음에 쓸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인지에 따라 권리가 달라지므로, 계약서에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 의한 갱신" 인지 명시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 만기 6개월 전 ~ 2개월 전 사이에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요구
- 인상은 5% 이내, 다만 상한일 뿐이니 시세를 근거로 협상
-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당하면 이사 후 확정일자 현황을 확인
- 갱신인지 새 계약인지 계약서에 명시
마지막으로
임대차 관련 규정은 개정과 정책 변화가 잦은 영역입니다. 분쟁으로 번질 상황이라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각 지자체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서 무료로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소송까지 가지 않고 조정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많으니, 혼자 감정 싸움을 하기 전에 상담부터 받아보시길 권합니다.